EPO/IEA의 그린에너지 특허보고서의 시사점 10가지

유럽특허청(EPO)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2021년 4월에 그린에너지에 대한 특허동향보고서를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기후변화방지를 위한 그린에너지 관련 특허출원동향을 분석해 어떤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와 글로벌 업체들의 연구개발동향을 보여준다. 특히, 본 보고서의 기본 데이터는 2개국 이상 출원된 패밀리 특허(international patent families, IPF)만 대상으로 하고 1개국에만 출원된 특허들은 배제하여 최근 출원이 급증한 중국 특허로 야기될 수 있는 통계 오류를 차단했다. 본 보고서 내용 중 주목할만한 시사점들을 추려서 아래에 10가지로 정리한다.

 

1. 최근 화석에너지 출원은 쇠퇴 양상이 뚜렷하나 그린에너지 출원은 정체중이다.

아래 그래프는 2000-2019년의 저탄소 에너지(low-carbon energy, LCE) 관련 IPF의 증가율을 나타낸다. 여기서, 짙은 청색LCE 출원 증가율을 나타내고, 옅은 청색화석연료 출원 증가율을 나타내며, 회색모든 기술을 나타낸다. LCE 관련 출원은 2006년 200%를 돌파한 이래 2014년 450%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2015년에 성장률이 다시 떨어졌고, 현재는 완만한 회복 추세에 있다. 나아가, 2019년 팬데믹으로 인해 각 국은 그린에너지보다는 코로나 예방/치료 등을 위한 연구개발에 좀더 치중했기 때문에 다시 그린에너지 출원 증가율은 떨어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15년에 최다 증가율을 기록한 화석연료 출원의 증가율은 2015년을 기점으로 확실히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 2020년에는 모든 기술의 출원 증가율 이하가 될 전망이다. 이는 2015년에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 세부기술로서 최종사용기술이 그린에너지 출원을 주도하고 있다
.

본 보고서에서는 그린에너지 기술을 에너지공급기술(Energy supply technologies), 활용가능기술(Enabling technologies), 및 최종사용기술(End-use technologies)로 세분화하였다. 각 세분화 기술들의 정의와 그 하부 기술들은 아래와 같다.

a. 에너지공급기술 – 저탄소 에너지를 생성하고 공급하는 기술
b. 활용가능기술 – 에너지공급기술과 최종사용기술을 연결하거나 높은 레벨의 그린에너지를 수용하도록 인프라 구조를 향상시키는 기술
c. 최종사용기술 – 최종 어플리케이션에서의 에너지 사용을 좀더 효율화하거나 수송을 포함한 에너지의 최종 사용시 저탄소 전기의 사용 활용률을 높이는 기술

세부기술명 기술영역 세부기술명 기술영역 세부기술명 기술영역
에너지공급기술

풍력에너지 활용가능기술

CCUS
(CO2 포집·활용·저장)
최종사용기술

빌딩
태양에너지 석유화학·정유
기타 재생에너지 제조 배터리 금속 및 광물 처리
비화석기반 원료 수소·연료전지 기타 제조
포텐셜 저감 연소 기술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및 전기차 인프라
원자력 기타 기타 주행 기술
기타 수송
연산 및 커뮤니케이션

아래 그래프에서 짙은 청색최종사용기술의 IPF 수를 나타내고, 옅은 청색에너지공급기술의 IPF수를 나타내며, 회색활용가능기술의 IPF수를 나타낸다. 최근 5년간 최종사용기술은 LCE 특허의 60%를 점유하였다. 다만, 에너지공급기술은 2019년에 17%에 불과할 정도로 2012년 이후 점차 그 출원수가 감소되어 현재 정체 상태에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17년 이후 배터리, 수소, 스마트그리드 및 CCUS(carbon capture, utilisation and storage) 등의 활용가능기술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적인 키가 되고 있다. 활용가능기술은 2000년 27%에서 2019년 34%로 LCE 특허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었고, 이는 최종사용기술에서의 전기차 및 전기차 인프라 발전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이를 아래에서 좀더 상세히 설명한다.

 

3. 활용가능기술 중 배터리, 스마트그리드, CCUS 및 수소는 에너지공급기술 및 최종사용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활용가능기술의 진전은 에너지공급기술과 최종사용기술의 발전을 유도하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작용한다. 활용가능기술은 에너지공급기술 및 최종사용기술과 얽혀 있다. 이는 2010년 이후의 활용가능기술 관련특허의 1/3이 에너지공급기술 및 최종사용기술로도 분류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입증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아래 테이블은 활용가능기술에 포함된 배터리, 스마트그리드, CCUS 및 수소와 관련된 에너지공급기술 및 최종사용기술을 나타낸다. 아래 표–에서 배터리는 전기차, 스마트그리드는 빌딩과 전기차, CCUS는 석유화학·정유와 내연기관, 수소는 소비제품과 전기차와 관련된다. 예를 들면, 전기 공급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전력공급망의 유연성과 최종사용기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의 에너지 수요 패턴을 적정화하여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에너지 공급을 결정하는 것이 전체 에너지 시스템에서 중요해졌다. 또한, 전기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냉난방 및 전기차 충전에서도 서비스형 에너지(Energy-as-a-service)로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4. 에너지공급기술로부터 활용가능기술과 최종사용기술로 중점 연구개발방향이 바뀌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들은 각각 에너지공급기술, 활용가능기술, 최종사용기술 분야의 2010-2019년 출원을 2000-2004, 2005-2009, 2010-2014, 2015-2019 구간으로 구분시의 기술 영역의 출원수를 나타낸다. 여기서 에너지공급기술은 태양에너지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가장 많은 출원수를 나타내지만, 최근 구간에서는 그 출원수가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즉, 태양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은 성숙 단계 또는 쇠퇴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양전지 중에서 유기태양전지는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한편, 풍력 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공급기술의 출원수는 태양에너지의 출원수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그린에너지의 에너지공급기술 측면에서의 연구개발은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활용가능기술 분야에서는 최근 들어 배터리 출원의 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최종사용기술에서의 전기차와 관련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최종사용기술에서는 최근 전기차가 가장 많은 출원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참고시, 그린에너지는 이제 에너지공급기술로부터 활용가능기술과 최종사용기술로 중점 연구개발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너지공급기술 활용가능기술 최종사용기술

 

5.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GE와 Siemens는 적수가 없고, Toyota는 향후에 전기차 시장을 리드할 가능성이 크다.

2000-2019년의 그린에너지 관련 출원을 분석시 상위 15개사는 자동차 6개사(Toyota, GM, Ford, Honda, VW, Hyundai), 배터리 6개사(Samsung, Panasonic, LG, Robert Bosch, Hitachi, Toshiba), 에너지 2개사(GE, Siemens) 및 항공 1개사(Raytheon Technologies)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에너지 2개사는 에너지공급기술 분야, 배터리 6개사는 활용가능기술 분야, 자동차 6개사 및 항공 1개사는 최종사용기술 분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주요출원인 15개사의 그린에너지 관련 출원 점유율을 에너지공급기술, 활용가능기술, 최종사용기술로 나누어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아래의 표에서, GE와 Siemens는 에너지공급기술의 내연기관과 풍력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진다. 또한, 활용가능기술의 배터리에서 Toyota는 다른 자동차 회사와는 달리 배터리 관련 출원에서도 배터리 3개사(Samsung, Panasonic, LG) 다음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출원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Toyota는 최종사용기술의 전기차 분야에서도 높은 출원점유율(11.1%)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 회사와는 달리 배터리-전기차의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 다른 전기차 회사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특히, Toyota가 중점적으로 개발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을 해결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에너지공급기술 활용가능기술 최종사용기술

 

6. 그린에너지의 수송기술분야의 자동차 관련 주요 10개사 중 GM의 전기차 출원 비중이 의외로 낮다.

 2000-2019년의 그린에너지의 수송기술분야의 자동차 관련 주요 10개사를 살펴보면  Toyota는 2위인 Ford와 3위인 Bosch를 합한 것보다 더많은 출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린에너지 관련 자동차 기술에서 있어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편,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비율( 표시)을 보면, 최근 구간인 2015-2019년 들어 총 7개사가 1을 넘어서 연구개발이 전기차에 좀더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나머지 3개사인 Bosch, Denso, GM은 아직도 내연기관차 관련 출원이 전기차 출원보다 많다. Bosch와 Denso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므로, 이러한 동향이 이해될 수 있지만, GM은 자사 전기차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관련 출원 비중이 아직도 낮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경쟁력에 의문이 들 수 있다.

 

7.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의 중단을 선언한 혼다의 사업 전환은 특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참고: 탈엔진 급진파 vs 속도조절 신중파)

위 그래프에서, 최근 2015-2019년에 혼다의 전기차 출원은 내연기관차 출원의 3배에 달해 Nissan 다음으로 큰 비를 보여준다. 즉, 전기차 출원의 비중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한 혼다의 사업 전환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한 GM과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한 폭스바겐은 아직까지는 전기차 출원비율이 높지 않다. 

 

8. 한국의 대학과 공공연이 그린에너지 분야의 출원에서 선전중이다.

2000-2019년의 그린에너지 출원 중 대학과 공공연의 출원 점유율은 27%로 높은 편이다. 대학과 공공연의 출원은 상용화된 배터리 및 스마트 그리드보다는 CCUS(21%), 수소(18%), 기타 그리드 및 저장 기술(14%)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중에서 아래의 표는 2000-2019년의 전세계 15개 상위 출원인들을 나타낸다. 이중에서 한국은 5개 기관(ETRI, KIST, KAIST, 한국에너지연구원(KIER) 및 명지대)이나 랭크되어 있고, 프랑스가 3개 기관(CEA, IFA, CNRS), 미국이 3개 기관(MIT, UC, Battelle), 일본·대만·중국·독일이 각 1개 기관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CCUS 분야, ETRI는 스마트 그리드와 에너지 효율 관련 ICT 분야, 명지대는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 전기차 출원의 증가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아래의 그래프는 2000-2019년 그린에너지 출원 중 수송 분야에서 전기차 출원과 기타 도로용 LCE 출원의 출원수를 비교하여 나타낸다. 여기서, 짙은 청색전기차 출원수를 나타내고, 옅은 청색기타 LCE 출원수를 나타낸다. 아래의 그래프에 나타낸 바와 같이, 2011년부터 전기차 출원수가 기타 LCE 출원수를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이는 해당 시기 전후로 배터리 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즉, 전기차 기술과 배터리 기술은 상호 양립하는 기술로서, 배터리 출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편승하여 기타 LCE 출원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10. 태양광은 유기태양전지와 이동형 구조체 장착 기술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광전변환셀의 소재로서 기존에는 무기물 관련 출원이 많았으나 최근 5년간은 유기물 관련출원이 무기물 관련출원을 앞질렀다. 유기물계 광전변환셀은 도전성 유기 폴리머 또는 소형 유기물 모듈로 제조된다. 유기물계 광전변환셀은 실리콘계 광전변환셀보다 가볍고, 유연하며 분자 레벨에서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하다. 또한, 유리창, 웨어러블, 연결 객체 등의 위에 설치되어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효율이 상대적으로 나빠서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그 출원수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였다. 이동형 구조체 장착 기술은 태양전지를 이동형 구조체, 예를 들면 웨어러블에 부착하는 기술로서, 태양광 추적이 가능한 스마트 및 플렉서블 형태로 많이 출원되고 있다.

기사 출처: EPO/IEA 그린에너지 특허동향보고서,탈엔진 급진파 vs 속도조절 신중파

용규 이

이용규 변리사

유미특허법인의 파트너 변리사이자 미국 patent bar 시험 합격자로서, 미국에서 기술경영(MOT) 석사를 마쳤습니다. 현재 한국발명진흥회의 미국특허법 강의 등 자문과 특허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YOUME IP 블로그를 통해 IP 업무에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