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관점에서 본 2020년 유럽출원통계의 시사점
유럽특허청에서 2020년 유럽특허출원통계를 발표했다. 사실 유럽특허출원은 심사가 오래 걸리고 유럽특허청에서 특허결정을 받은 후에는 유럽내 지정국을 정해 특허권을 획득하는 절차(validation)를 밟아야 되어 비용도 많이 든다. 따라서 특허출원의 실익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적고, 주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만 출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럽특허출원은 찐 출원으로 허수가 없이 사업적으로 꼭 필요한 업체만 진행하므로, 전세계 기술 동향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기술 트렌드의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2020년 유럽특허출원을 기술 관점에서 분석해 본다.
1. 2020년 유럽특허출원의 주요 특징
2020년 유럽특허출원은 2019년에 비해 0.7% 소폭 감소했다. (181,532건 → 180,250건) 이는 2020년초부터 현재까지 지속중인 팬데믹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유럽특허출원 중 출원인 국적별로 살펴보면 유럽 45%, 미국 23%, 일본 12%, 중국 7%, 한국 5%, 기타 6%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기술별로 보면 IT 분야는 소폭 증가, 바이오 분야는 대폭 증가, 운송 분야는 중폭 감소로 나타나, 팬데믹이 유럽특허출원에 크게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의료기기는 다시 유럽특허출원 1위 자리를 되찾았고, 바이오와 의약품의 출원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백신, 치료제, 진단기기, 의료장비 등에 대한 출원이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신 관련 특허출원은 2011-2016 연간 150건에서 2020년 2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자동차와 항공 관련 출원은 크게 감소했다. 한편, 온라인 수업, VOD 시청 등의 폭발적인 수요로 스트리밍 기술은 1000건 이상 출원되어 2011-2020까지의 출원보다 무려 15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팬데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IPC 분류에 기한 10대 주요기술 – 1. 의료기기, 2. 디지털 통신, 3. 컴퓨터, 4. 전기전자기기, 에너지, 5. 운송기기, 6. 의약품, 7. 측정기기, 8. 바이오, 9. 특수기계, 10. 유기정밀화학, 전체 출원의 55% 점유)
2020년 유럽특허출원 출원인 국적 분포 | 유럽특허출원 10대 주요 기술 분야의 출원 증감율 | 바이오분야 유럽특허출원 증가추이 |
2. 2020년 10대 주요 기술 분야의 Top 25 주요출원인
2020년 10대 주요기술분야의 다출원 상위 25위 이내의 주요출원인들은 아래와 같다. 바이오와 의약품 분야에서는 거의 미국과 유럽 국적 출원인들만 존재하여 상당히 기술적인 장벽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업이 아닌 미국의 캘리포니아대, 스탠포드대, 텍사스대, 미국 보건복지부가 상위 25개 다출원인에 포함될 정도로 미국은 대학과 정부의 R&D 능력도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바이오 분야 출원은 꾸준하게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바이오와 의약품 분야 시장 진입은 어렵다. 따라서 이를 우회해 의료 기기에 대한 출원을 늘리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즉, 바이오와 의약품을 이용한 치료보다는 이보다 전단계인 진단에 의한 예방에 집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수송기기에서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NIO가 상위 25개 출원인에 포함되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리고 IT 분야에서는 화웨이를 비롯해 이미 많은 중국업체들이 다출원인에 포함되어 있어서 유럽 시장에서 중국의 IT 관련 제품들의 침투가 이미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3. 10개 주요 기술 분야의 최근 10년간 출원인 국적별 유럽특허출원추이
위 주요기술 10개 분야의 최근 10년간 출원추이를 보면, 유럽국적과 미국국적 출원인들이 출원을 주도하고 일본국적 출원인들이 그 뒤를 쫓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자동차로 대표되는 운송기기 분야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 한편, IT 분야에서는 한국과 중국 국적 출원인들의 출원이 크게 증가하여 한중일간에 출원수 차가 크지 않다. 그러나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에서는 여전히 한국과 중국 국적 출원인의 출원수가 일본, 미국, 유럽 국적 출원인의 출원수보다는 적게 나타나 R&D 수준이 미국, 유럽, 일본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측정기기 | 의료기기 |
유기정밀화학 | 바이오 |
의약품 | 전기전자기기 |
디지털 통신 | 컴퓨터 |
특수기계 | 운송기기 |
참고자료: EPO 2020년 출원통계자료
유미특허법인의 파트너 변리사이자 미국 patent bar 시험 합격자로서, 미국에서 기술경영(MOT) 석사를 마쳤습니다. 현재 한국발명진흥회의 미국특허법 강의 등 자문과 특허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YOUME IP 블로그를 통해 IP 업무에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