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사례분석

이차전지 조립장비 특허소송, 110억 손해배상 귀결의 시사점

최근 대법원은 2019년에 원고의 소제기로 시작된 「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와 관련된 특허침해소송에서 피고의 특허 침해를 인정해 이례적으로 110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판결을 내렸다. 「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는 이차전지 내부를 구성하는 양극판, 분리막, 음극판을 차례로 촘촘하게 쌓아올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립 장치이다. 이송 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극판을 진공으로 흡입해 스태킹 매거진으로 이송하여 다층으로 적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관련 특허 소송에 대해서 알아본다.

1. 특허소송 관련 이력사항
본 특허소송은 원고의 2개의 특허들과 관련된다. 2개의 특허들은 KR1329073(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 ‘073 특허)과 KR1624609 (극판 스태킹 효율성을 향상시킨 이차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 ‘609 특허)이다. 원고는 피고의 실시 제품이 이들 특허들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적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하면서 2019년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이에 맞서 이들 특허들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에서는 피고의 제품이 원고의 특허들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인용심결을 내렸고, 이에 대해 피고는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609 특허에 대한 정정심판을 청구하고, ‘609 특허에 기해 피고의 제품에 대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도 다시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심결취소소송에서 승소하였고, ‘609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에서 청구항 1, 2, 6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피고가 ‘073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결해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고, 피고는 ‘073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해 현재 진행중이다. 한편, 피고는 대법원에 ‘073 특허무효심판 및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환송판결에 대해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 최종적으로 ‘073 특허 유지 및 피고 실시 제품의 ‘073 특허에 대한 권리범위 귀속이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의 지분 소유 업체에 대한 412억 상당의 지분 및 108억원의 예금 채권이 압류되었고, 침해 항소심에서 107억원의 손해배상이 인용되어 결국 대법원에서 110억원의 손해배상액이 확정되었다. 이를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 대법원 2021후10367 판결
위 특허소송 진행 중 ‘073 특허의 진보성을 부정한 특허법원 판결을 뒤집은 대법원 2021후10367 판결의 요점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NO 항목 내용
1 사후적 고찰 금지  · 종이처럼 가벼운 극판을 고속으로 흡착해서 쌓는 조합은 기존에 유사기술이 없었음
 · 명세서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로 선행기술을 조합하면 쉽게 발명을 도출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되고 다수의 선행문헌들을 결합하려면 결합의 암시·동기 필요
2 청구항은 구성요소의 유기적 결합 전체로 판단 필요  · 진공 흡착 + 3장 동시 이송 + 멘드릴 교대 적층의 결합 구성의 전체의 곤란성과 택트 타임 단축이라는 특유의 효과 고려 필요
 · 개별 구성요소가 공지인지 여부를 분해해서 분석하는 방식은 위법

장치 특허는 공지 부품의 조합이라는 이유로 무효 공격을 받기 쉽다. 그러나 대법원 2021후10367판결에서는 부품 결합이 곤란성,그 특유의 효과 및 사후적 고찰 금지를 재확인하여 공정에 최적화된 장비의 특허 유효성을 상대적으로 두텁게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장치 특허에 대한 무효화를 도모하는 피고측에서는 선행문헌에 결합의 암시·동기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되는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3. 손해배상액이 커진 이유
금번 특허분쟁에서 손해배상액이 커진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침해 기간이 매우 길었던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손해배상액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약 11년치로 나누어 산정되었고 특허 침해 대상 장비가 오랜 기간 계속 생산 및 판매되면서 배상 대상 매출이 누적되었다. 따라서 특허침해소송의 대상이 된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는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침해 매출이 배터리 투자 호황기에 집중되었다. 연도별 배상액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대였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10.5억원부터 19.2억까지 급증하였다. 이는 전기차와 배터리 설비투자가 폭발한 시기에 고가의 노칭 및 스태킹 장비가 대량으로 납품되면서 침해로 인한 이익 규모 자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조립 장비의 대당 단가가 높고 라인 단위로 발주되는 고가 자본재라는 점도 배상액을 키웠다.
셋째, 손해액 산정 방식을 보면 구 특허법 제128조를 적용해 「침해수량 입증 → 한계이익율 산정 → 특허기술의 기여율 인정」의 3단계로 손해배상액이 계산되었다. 법원은 제128조 제7항(입증이 어려운 경우 변론 전체 취지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을 활용해 상당한 금액을 인용하였다. (법무법인 지평의 손해배상액 산정 관련 블로그 참고)
넷째, 장기 침해에 따른 지연손해금 가산을 들 수 있다. 법원 판결은 각 침해 연도 기산일부터 판결선고일인 2026.2.12까지 연 5%, 그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 손해금을 붙이도록 했습니다. 침해가 10년 넘게 이어진 탓에 지연손해금만 약 18억원 규모로 불어나 원금 89억원에 더해 총 인용액이 110억원이 되었다.
다섯째, 원고가 항소심에서 청구를 확장했다. 판결문 주문에도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 및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변경한다」고 명시되어 1심(원고 패) 이후 항소심에서 청구 범위와 금액이 넓어진 점도 최종 인용액에 반영되었다.

요약하자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침해 × 배터리 호황기의 대규모 고가 장비 매출 × 기여율 기반 손해 산정 × 장기 지연손해금 가산이 겹치면서 손해배상액이 국내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다만 원고 청구액 약 700억원 중 인용액은 약 107~110억원으로서 청구액의 일부만 인정된 「일부 승소」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시사점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그동안 소재와 셀 관련 특허들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이에 못지않게 제조 장비 특허의 중요성이 금번 판결을 통해 입증되었다. 특히, 이차전지 제조 장비가 택트 타임, 자본 지출 및 수율 등에 영향을 받는 영업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재와 셀 이외에 장치에 대한 특허도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차전지의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시 장치 관련 특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특허침해가 확정되면 손해배상 이외에도 침해품의 생산 및 판매 금지, 전량 폐기, 예금 및 투자 지분 압류 등으로 이어져 실제로 중소기업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점에서 FTO(freedom to operate) 분석 등을 통해 사전에 특허 리스크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 그림 출처 : 나노 바나나 2로 생성
· 관련 자료 :
1. 머니투데이 관련 기사
2. 법무법인 지평의 손해배상액 산정 관련 블로그

성인 박

박성인 변호사/변리사

유미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로서, 2007년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후 변리사로서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여 절차적, 실체적인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2015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변호사로서 지식재산권 분야의 다양한 소송을 수행하면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한변호사협회에 지식재산권 전문변호사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YOUME IP 블로그의 지식재산 관련 소송 및  판례를 통해 IP 업무에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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